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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5. 10. 6. 10:40 - Clarendon

조리예.


조리예같이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나뿐은 아닐 것이다

빅맥광고를 찍을때
빵위의 참깨는 모두 일일히 핀셋으로 붙인 거였다
조리예로서의 삶. 무슨 맛일까
살 맛날까

오늘은 라틴아메리카문학비평이론연구라는 긴 이름의 수업을 듣는다. 발표도 한다.
내가 이름붙이고 키운 개를 계단식 강의실에서 박제하는 기분이다
그리고 갑자기 손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떨구고
...그는 좋은 개였습니다 해버릴 것 같다

서문과수업이지만 교재는 영어다. 물론 그 교재의 원서는 불어다. 그리고 한글본을 찾아읽는다. 학부생은 외국어공부나 하는게 맞다고 본다. 인문학은 일단은 번역이다. 어느 수업에서 철학교수님이 그런말을 했다. 여러분이 고등학생보다 나을게 뭔가요? 그래서 이 수업은 고등학교스타일로 갑니다. 그러하다. 신랄하고 통쾌하다.
언어는 뭘까.
아침에 너구리 라면을 끓였다. 해장을 위해 무도 넣고 파도 넣고 후추도 참깨도 넣었다. 조리예처럼 플레이팅 하면서
무를 넣으면 시원해. 하고 중얼거렸다. 뜨거운 걸 먹으면서 시원하다 말하고 씀바귀를 먹으면서 달다 말하면 어른이라고 어느 동시가 그랬다. 나는 시원한다는 걸 안다. 냉기의 시원함과 너구리의 시원함은 쾌의 기분으로 엮어진 환유적 관계인가? 어린 내 눈에 두 단어 시원과 시원이 구분되지않았으므로 이해하는데 오래 걸리었다. 시원을 시원이라하다니 원시적이다. 그런생각을 했다. 같이와 처럼은 다른 의미다.
다 먹었다. 다 먹고나니 졸리다. 발표를 해야한다 씻어야한다 일어나야한다 그리고 조리예처럼 살고 싶다.

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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